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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펄(George Perle)의 작품에 드러난 Twelve-Tone Ton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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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音樂論壇292013 한양대학교 음악연구소 20134, 153-184한양대학교 조지 펄(George Perle)의 작품에 드러난 Twelve-Tone Tonality 연구 :6개의 프렐류드4(1946)6개의 에튀드1(1976) 분석 박 인 아 (이화여자대학교 강사) . 들어가는 글 조지 펄(George Perle, 1915-2009)은 약 75곡의 다양한 작품을 남긴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 작곡가들 중 하나일 뿐 아니라 독창적인 작곡 기법을 담은 이 론서 Twelve-Tone Tonality(1977, 1996)를 출간함으로써 이론 분야에 많은 영 향을 끼친 이론가로 손꼽힌다. 1 뿐만 아니라, 그의 명성은 제2비엔나악파의 작곡 기법을 연구하여 출간한 Serial Composition and Atonality(1962)를 비롯해 바르톡(Bela Bartok, 1881-1945), 스크리아빈(Alexander Scriabin, 1872-1915),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 1882-1971)등 다양한 현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구한 음악학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그는 베르크(Alban Berg, 1885-1935)의 음악을 중점적으로 분석 연구하였는데, 독특한 그의 작곡 기법 은 베르크(Arnold Schonberg, 1874-1951)의 곡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에 사 용된 쇤베르크의 12음 기법을 오인한 데서 비롯되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남아 있기도 하다. 2 이후, 펄은 12음 기법 자체 보다는 그 중 이도(transposition)전회(inversion), 집합(set)과 같은 기본적인 개념에 조성음악에서 발견되는 계 1 George Perle, Twelve-Tone Tonality (Berkele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77, 2nd ed., 1996). 2 펄의 대표적인 이론서는 The Listening Composer (California: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90); The Operas of Alban Berg. Vol. 1: Wozzeck, Vol. 2: Lulu (California: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80, 1985)를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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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3

    「音樂論壇」 제29집 ⓒ 2013 한양대학교 음악연구소2013년 4월, 153-184쪽 한양대학교

    조지 펄(George Perle)의 작품에 드러난

    Twelve-Tone Tonality 연구:《6개의 프렐류드》중 4번(1946)과《6개의 에튀드》중 1번(1976) 분석

    박 인 아

    (이화여자대학교 강사)

    Ⅰ. 들어가는 글

    조지 펄(George Perle, 1915-2009)은 약 75곡의 다양한 작품을 남긴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 작곡가들 중 하나일 뿐 아니라 독창적인 작곡 기법을 담은 이

    론서 Twelve-Tone Tonality(1977, 1996)를 출간함으로써 이론 분야에 많은 영

    향을 끼친 이론가로 손꼽힌다.1 뿐만 아니라, 그의 명성은 제2비엔나악파의

    작곡 기법을 연구하여 출간한 Serial Composition and Atonality(1962)를 비롯해

    바르톡(Bela Bartok, 1881-1945), 스크리아빈(Alexander Scriabin, 1872-1915),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 1882-1971)등 다양한 현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구한 음악학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그는 베르크(Alban Berg,

    1885-1935)의 음악을 중점적으로 분석 연구하였는데, 독특한 그의 작곡 기법

    은 베르크(Arnold Schonberg, 1874-1951)의 곡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에 사

    용된 쇤베르크의 12음 기법을 오인한 데서 비롯되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남아

    있기도 하다.2 이후, 펄은 12음 기법 자체 보다는 그 중 이도(transposition)나

    전회(inversion), 집합(set)과 같은 기본적인 개념에 조성음악에서 발견되는 계

    1 George Perle, Twelve-Tone Tonality (Berkele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77, 2nd ed., 1996).

    2 펄의 대표적인 이론서는 The Listening Composer (California: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90); The Operas of Alban Berg. Vol. 1: Wozzeck, Vol. 2: Lulu (California: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80, 1985)를 포함하고 있다.

  • 154 박 인 아

    층(hierarchical) 구조나 형식을 비롯한 전통의 것을 가합하여 새로운 음악 언

    어를 찾고자 하였다. 다시 말해, 펄의 “12음 조성”(Twelve-Tone Tonality or

    12- note Tonality)은 그 호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서로 상반된 두 체계의 개

    념들, 즉 무조와 조성의 요소들을 결합하려는 그의 독특한 관점에서 비롯되

    었다.

    Schoenberg saw his 12-tone system as the first step in the direction of a new

    musical language. In my more eclectic view, the disparate styles of post-triadic

    music share common structural elements that collectively imply a new

    (twelve-tone) tonality. Do we need normative criteria analogous in some way to

    those provided by the common practice that was disrupted by the emblematic

    works of 1908-13?3

    즉, 펄은 동등한 12음을 기초로 하는 무조 음악과 조와 코드간의 관계를 중

    심으로 계층구조를 가진 조성음악이 같은 구조적 요소들을 공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쇤베르크가 새로운 언어로서 추구하는 12음 기법과는

    구별되는 또 다른 음악 영역을 추구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펄의 독특한 작곡

    기법은 ‘12음 조성’이라는 이론서 뿐 아니라 이에 제시된 다양한 작품들을 비

    롯해 많은 작품들이 점차 알려지면서 그의 이론과 작품에 대한 관심과 연구

    가 증가해 왔으며 특히 미국의 학술지 Theory and Practice 2008년 특집호

    (vol. 33)가 그에게 헌정될 만큼 미국에서 주목받는 이론가로 평가받고 있다.

    1977년과 1996년에 출간된 그의 저서 “12음 조성”은 그의 작곡 기법과 작품

    에 대해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나, 복잡하고 난해한 이론서로 알려져 있

    어 충분한 이해를 위해서는 보다 자세한 설명이 요구되며, 아직까지 이러한

    이론과 연관해 그의 작품을 자세히 분석한 연구는 그리 많지 않다.4 이에 본

    연구는 펄의 이론을 자세히 살펴보고, 동등한 12음의 무조 음악이 어떻게 조

    성음악의 개념들과 계층구조에 결합되어 펄만의 독창적인 음악 어법을 형성

    하였으며, 또한 이러한 이론적 개념들과 작곡 기법이 어떻게 그의 음악에 실

    현되고 있는지 그의 이론의 효용성을 입증해 보고자 한다. 본 논문에서 제시

    될 펄의 초기 작품들 중 하나인 《6개의 프렐류드》(1946) 중 4번과 후기 작

    품인 《6개의 에튀드》(1976) 중 1번의 분석은 서로 다른 구조 즉, 하나의 순

    3 George Perle, “Thoughts for the Future,” Tempo, New Series, 200 (1997), 3.

    4 Eleanor Cory, “Review; Twelve-Tone Tonality by George Perle,” Theory and Practice 4/1 (1979), 30-36. 펄의 이론과 연관된 작품 분석의 대표적인 연구는 Dave Headlam, “Tonality and Twelve-Tone Tonality: The Recent Music of George Perle,” International Journal of Musicology 4 (1995), 301-333 등이 있다.

  • 조지 펄(George Perle)의 작품에 드러난 Twelve-Tone Tonality 연구 155

    환 행렬 혹은 여러 개의 순환 행렬에 의한 곡으로 점차 다양성을 추구하며

    발전해 가는 펄의 이론을 살펴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러한 이론이 그의 곡

    에서 어떻게 구체화되고 있는지 보다 상세히 설명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그의 작품과 함께 “12음 조성”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무조 음악 체계와 조성 음악의 기법을 접목한 펄의 새로운 시도는

    현대 음악에 있어서 또 다른 작곡 기법을 모색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사료된다.

    Ⅱ. 펄의 “12음 조성”(Twelve-Tone Tonality)

    펄의 12음 조성은 집합 이론을 비롯한 무조 음악의 다른 이론들이 음과 음

    사이의 관계를 규정짓는 기초적인 두 관계, 음정(interval)에 의한 이도관계와

    축을 중심으로 대칭을 이루는 전회관계가 단순한 음과 음의 관계를 벗어나

    음의 그룹들을 정의하면서 폭넓고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된다. 12음 조성은

    지속적으로 순환하는 12음의 “순환 집합”(Cyclic sets)을 기초로 형성되는데

    이는 하나의 음정만으로 형성된 순환 음정(cyclic interval)의 결합으로 이루

    어진다.5 에서 보이듯이 한 옥타브는 2개의 장2도(ic2), 3개의 단3도

    (ic3), 4개의 장3도(ic4), 6개의 증4도(ic6), 그리고 각각 1개의 단2도(ic1)와 완

    전4도(ic5)로 나뉜다. 특히, 이들 중 단일의 ic1과 ic5로 구성된 순환 음정은

    모든 12음을 포함하고 있다.6 이러한 순환 음정들 중 하나가 일정한 음정관

    계를 이루거나 혹은 대칭적으로 일정한 전회 관계를 이루면서 다른 순환 음

    정과 결합되어 이루어진 것이 순환 집합이다. 펄의 12음 조성의 기초가 되는

    순환 집합의 한 예로 는 단2도(ic1)의 동일한 순환 음정이 또 다른

    순환 집합과 결합되면서 일정한 전회 관계를 보인다.

    5 펄의 상세한 이론에 관한 논문은 T. Patrick Carrabré, “Twelve-Tone Tonality and the Music of George Perle,” (Ph. D. dissertation, City University of New York, 1993); Gretchen Foley, “Pitch and Interval Structures in George Perle's Theory of Twelve-Tone Tonality,” (Ph. D. dissertation, University of Western Ontario, 1999)등이 있다.

    6 펄은 초기에 그의 음악에서 주로 ic1과 ic5를 기초로 작곡하였으며 이후 점차 다른 음정에 의한 순환 음정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였다.

  • 156 박 인 아

    12음으로 구성된 다양한 순환 음정

    한 쌍의 순환 음정이 대칭으로 결합되어 일정한 전회 관계(I0, I1)를

    보이는 순환 집합의 예

    위의 예에서 상·하행하는 반음(ic1)의 순환 음정으로 이루어진 순환 집합은

    연접한 음들 간에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일정한 합계(sum), 0과 1을 보이는데,

    펄은 이를 토닉 합계(tonic sums)라 정의하였으며 이로 순환 집합의 각각을

    명명하였다. 이러한 토닉 합계는 와 같이 대부분 왼쪽과 오른쪽에 홀

    수와 짝수의 합계가 한 쌍을 이루는데, 짝수로 시작하는 경우 p-합계로 나타

    내며 홀수로 시작하는 경우는 i-합계로 제시한다. 또한 한 쌍의 합계가 모두

    짝수 혹은 홀수일 경우는 p와 i를 같이 사용하는데, 예를 들어 합계가 2와 4

    일 경우 앞의 수인 짝수를 따라 p-합계 다음에 I-합계를 제시해 p2i4로 나타

  • 조지 펄(George Perle)의 작품에 드러난 Twelve-Tone Tonality 연구 157

    낸다.7 따라서 에 제시된 순환 집합의 토닉 합계 0,1은 한 쌍의 홀/

    짝수 중 짝수 합계로 시작하는 순환 집합으로 p0p1로 명명될 수 있다. 이렇

    듯 펄의 12음 조성의 가장 기본이 되는 순환집합은 일정한 음정을 포함한 순

    환 음정과 이들의 전회적 결합을 기초로 형성된다.

    또한 펄은 더 나아가 한 쌍의 순환 집합을 다시 결합하여 새로운 순환 행렬

    (cyclic array)을 형성하였는데 는 순환 집합 p0p1과 i3i4가 결합하여 순환

    행렬 p0p1/i3i4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순환 행렬로 펄은 12음을 배열할 수 있는

    틀을 구성하고자 하였으며 이로부터 생성된 음악의 기본적인 구성단위로 6음군

    (hexachord) 코드를 주로 사용하였다. 그의 음악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6음군 코

    드는 “축-2음군 코드”(axis-dyad chord)로 불리며, 이외에 부수적으로 사용된 4

    음군(tetrachord) 코드는 “합4음군”(sum tetrachord) 코드로 명명된다. 는

    반음으로 구성된 한 쌍의 순환 집합이 결합한 순환 행렬에서 펄이 주로 사용한

    “축-2음군 코드” 중 하나를 사각형으로, “합 4음군” 중 하나를 동그라미로 제시

    하고 있다. 특히, “축-2음군 코드”에서 양쪽의 이탤릭체로 표기된 수직적인 2음

    군은 악보에서 백색 음으로 제시된 “보조 2음군”(neighbour dyads)이며 흑색

    음으로 나타난 중앙의 2음군은 “축 2음군”이라 불린다. 여기서 보조 2음군은 수

    직으로 배열된 두음(4/6, 5/7)의 차가 각각 2(6-4=2, 7-5=2)로 두음의 차가

    1(9-8=1)인 중앙에 위치한 “축2음군(8/9)”과는 구별된다.8 또한, 동그라미로 표

    시된 합4음군은 하나의 축 2음군과 하나의 보조 2음군에 의해 형성된다.

    순환 집합 p0p1과 i3i4가 결합하여 형성된 순환 행렬 p0p1/i3i4

    7 이러한 순환 집합에서 오른쪽에 제시된 합계에서 왼쪽에 제시된 합계의 차로 어떤 순환 음정인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p0p5인 경우 순환 음정은 5(5-0=5)인 반면 i5i0인 경우 순환 음정은 7(0(12)-5=7)이다. Perle, Twelve-Tone Tonality (1996), 183.

    8 펄은 이러한 점에서 보조적 2음군을 “순환적 코드”(cyclic chord)라 명명하기도 한다. Perle, Twelve-Tone Tonality (1996), 28.

  • 158 박 인 아

    이러한 펄의 순환 행렬은 서로 다른 특징을 보이는 두 가지로 구분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동일한 순환 음정을 기초로 형성된 순환 집합들로 이루어진 행렬의

    경우로 에서 볼 수 있듯이 수직적으로 동일한 차(difference), 2와 1이 지

    속적으로 번갈아 나타난다. 반면 동일하지 않거나 혹은 상반된 순환 음정을 지

    닌 순환 집합의 결합은 수직적으로 동일한 합계를 보이는 행렬을 형성한다.9

    에서 상반된 순환 음정(ic1과 ic11)을 지닌 한 쌍의 순환 집합, p0p1과

    i5i4는 수직적으로 서로 다른 차를 보이지만 동일한 4와 1을 지속적으로 번갈아

    제시한다.

    수직적으로 동일한 합을 보이는 순환 행렬 p0p1/i5i4

    이렇듯, 펄의 12음 조성은 일정한 음정이 연속된 순환 음정 한 쌍이 결합된

    순환 집합과 한 쌍의 순환 집합이 다시 결합되어 형성된 행렬과 같은 새로운

    형태를 제시하는 한편 이전의 조성음악에 사용된 경과음, 계류음과 같은 비

    화성음의 개념을 동시에 수용하고 있다. 한 예로 가 보이듯이 그의 후

    기 작품 《피아노 협주곡 1번》(1990) 3악장의 시작 부분인 마디 2에 제시된

    B3-Bb4의 32분 음표의 빠른 스케일은 i5p7/i1p3의 행렬에서 벗어난 음들로

    조성의 ‘경과음’과 같은 비화성음으로 간주할 수 있으며, 따라서 이들의 전후에

    제시된 B3-Bb

    4의 ‘연장’(prolongation)과 같은 개념의 계층 구조를 형성한다.10

    펄의 《피아노 협주곡 1번》(1990)의 3악장, 마디 1-3

    9 펄은 이러한 행렬로부터 지속적으로 제시되는 차(difference)를 이차적 차(secondary difference)라 하고 이러한 행렬을 “difference alignment”라 명명하고, 반면 제시되는 일정한 합은 이차적 합(secondary sum)이라 하고 속한 행렬을 “sum alignment”라 칭하였다. Perle, Twelve-Tone Tonality (1996), 54.

    10 는 펄의 예 105에 제시되어 있다. Perle, Twelve-Tone Tonality (1996), 232.

  • 조지 펄(George Perle)의 작품에 드러난 Twelve-Tone Tonality 연구 159

    이러한 비화성음과 함께 펄은 조성 음악의 협화/불협화 개념을 설명하고 있

    는데, 또 다른 예로 에 제시된 《오케스트라를 위한 아다지오》

    (Adagio for Orchestra, 1992)의 첫 부분, 마디 3에서 상성부의 C5는 하성부의

    화음에 비해 앞서 제시됨으로써 불협화음을 형성하는 예상음(anticipation)으

    로 간주된다. 다시 말해, 펄은 이러한 진행에서 조성의 협화/불협화의 개념을

    새로운 음악적 문맥(context), 즉 코드들 간의 대칭(symmetrical) 구조를 통해

    해석하고자 하였다.11 의 3마디에서 첫 두 코드의 성부 진행은 위로부

    터 -1, -1;+1, +1을 보이는 대칭적인 진행의 새로운 음악적 문맥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는 불협화를 형성하는 비화성음의 구별을 가능케 한다.12

    펄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아다지오》(1993), 마디 2-4

    펄은 위에 제시된 것과 같이 대칭 구조가 코드 간에, 혹은 음들 간의 관계에

    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뿐 아니라 “3화음이 조성음악의 화성 언어로 중

    추 역할을 하듯 대칭구조는 일관된 12음의 화성 언어로서 12음 음악의 기본

    전제로 간주”된다고 역설하였다.13 또한, 펄은 실제 그의 1939년 이후 대부분

    의 작품에서 뿐 아니라 1969년 이후의 모든 작품들에서 다양한 대칭 구조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12음 조성(twelve-tone tonality)이 기초를 이루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14 이와 관련해 데이브(Dave Headlam)는 펄을 전회 관계와 대

    칭(symmetry)의 역할을 조성 음악의 중심인 이도 관계에 견줄 만큼 19세기

    이후 최고점에 이르게 한 작곡가로 평하였다.15 사실상, 그의 12음 조성에서

    11 Perle, Twelve-Tone Tonality (1996), xiv.

    12 는 펄의 예 103으로 비화성음 사용의 예를 보인다. Perle, Twelve-Tone Tonality (1996), 230. Headlam은 동일한 예로 불협화의 관계를 설명한다. Dave Headlam, “Introduction,” Theory and Practice 33 (2008), 1-46.

    13 Perle, Twelve-Tone Tonality (1996), xiv.

    14 Perle, “Reflections,” The Right Notes: Twenty-three Selected Essays by George Perle on Twentieth-Century Music (New York: Pendragon Press, 1995), 187.

    15 Headlam, “Introduction,” 15. 데이브는 주로 펄의 음악과 이론을 집중적으로 연구

  • 160 박 인 아

    에 보이는 온음음계(ic2)를 비롯해 하나의 음정만으로 구성된 순환

    음정은 한 음 혹은 한 쌍의 음을 중심으로 대칭 구조를 보이며, 또한 이러한

    한 쌍의 순환 음정이 전회적으로 결합되어 순환 집합을 이루고 있는 몇 가지

    점만 살펴보더라도 그의 음악과 대칭은 매우 긴밀히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순환 행렬에서 펄이 기본 코드로 사용한 축-2음군 코드들

    역시 대칭적인 배치를 이루고 있는데, 은 행렬 p0p1/i3i4의 축-2음군

    코드 766/887은 각각의 음이 대칭으로 I2를 이루고 있으며 이 코드를 중심으

    로 대칭적으로 배열된 한 쌍의 축-2음군 코드들은 모두 동일한 I2관계를 이루

    고 있다. 아래의 예에 제시된 한 쌍의 ⓑ코드, 394/5t6과 849/t5e는 ⓐ코드를

    중심으로 대칭적으로 위치해 있으며 I2로 서로 연관된다.16

    행렬 p0p1/i3i4에 제시된 축-2음군 코드의 대칭 구조

    펄은 초기 음악에서 하나의 행렬에서 비롯된 다양한 축-2음군 코드를 사용해

    작곡하였으나 점차 서로 다른 행렬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연관시키면서 그 영

    역을 확장시켰다. 펄은 행렬들의 상호 연관에 있어서도 새로운 개념이나 방

    법을 모색하는 한편 모드(mode)나 조(key)와 같은 조성 음악의 개념들을 수

    용해 사용한 점이 주목된다. 다음은 펄의 12음 조성에서 다양한 순환 행렬들

    이 어떠한 방식으로 서로 연관되었는지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한 이론가이다.

    16 동일한 행렬에서 증 4도(ic6) 관계에 있는 축-2음군 코드, 100/221을 중심으로 같은 전회(I2) 관계를 이루는 대칭적인 배치가 이루어지며 그 외에도 493/5e4 코드를 중심으로 대칭으로 배치된 축-2음군 코드들이 동일한 I8로 연관된다. 펄의 음악에서의 대칭 관계는 다음의 논문에서 자세히 설명된다. Philip Stoecker, “'Composing with Symmetries': Perle's First Bagatelle for Solo Piano,” Theory and Practice 33 (2008), 159-170; “Studies in Post-Tonal Symmetry,” (Ph. D. dissertation, City University of New York, 2003).

  • 조지 펄(George Perle)의 작품에 드러난 Twelve-Tone Tonality 연구 161

    1. 모드와 조

    펄은 서로 다른 행렬 간에 순환 집합들의 관계를 모드와 조로 정의하였는데,

    모드는 순환 집합들 간에 기본적인 음정 관계를 나타내는 반면 조는 순환 집

    합에 제시된 합을 다시 산출한 합계로 제시된다. 다시 말해, 모드는 행렬의

    토닉 합계들의 차로서 나타내는데, 에 제시된 p0p1/i3i4는 토닉 합계

    간에 9(0-3=9)와 9(1{13}-4=9, mod 12)의 차를 보이므로 모드 9,9로 정의된다.

    이러한 모드는 중간에 위치한 축 2음군의 음정(8-9=e)과 왼쪽 혹은 오른 쪽

    에 위치한 보조적 2음군의 음정(왼쪽의 경우 6-4=2)의 차이(e-2=9)로도 얻어

    진다.17 이러한 모드는 순환 집합들의 순환 음정이 같거나 서로 다름을 반영

    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모드 9,9나 0,0과 같은 동일한 숫자의 모드의 경우는

    이미 살펴본 행렬 p0p1/i3i4의 순환 집합과 같이 동일한 순환 음정 1,1을 지

    니고 있는 반면 에 제시된 또 다른 행렬 i1i4/i3i8의 경우 순환 음정은

    3(4-1)과 5(8-3)로 서로 다른 숫자를 포함한 모드 t,8로 제시된다.

    행렬의 모드(mode)

    한편, 조는 행렬의 토닉 합계의 합으로 제시될 수 있는데, 의 p0p1/

    i3i4는 토닉 합계의 합인 4,4조(0+4=4, 1+3=4)로 제시할 수 있으며 이는

    486/697코드에서 가운데 위치한 축 2음군의 합(8+9=5)과 대각선으로 짝지어

    진 보조 2음군의 합(4+7=5+6= e(11))의 합산으로부터 얻어질 수 있다.18 이러

    한 조는 모드와 마찬가지로 아래의 예에서 보이듯이 동일한 숫자의 조 4,4를

    보이는 p0p1/i3i4 혹은 p2p3/i1i2와 같은 경우는 동일한 순환 음정 (1,1)을

    포함하고 있을 뿐 아니라 두 행렬의 토닉 합계는 대칭적으로 서로 연관된다.

    즉 p0p1/i3i4의 토닉 합계를 +2,+2/-2,-2하면 p2p3/i1i2를 얻을 수 있다.

    17 축 2음군과 보조적 2음군들의 음정 차는 에 제시된 것과 같은 화살표 방향으로 마이너스하여 구할 수 있다.

    18 조의 산출에 있어서는 에 제시된 것과 같이 대각선으로 합산되어야 한다.

  • 162 박 인 아

    행렬의 조

    2. 총관 행렬(Synoptic array)과 조성(Tonality)

    앞서 제시한 모드와 조로 특정한 연관을 보이지 않는 행렬들을 위해 펄은 두

    가지의 새로운 관계, 총관 행렬과 조성을 정의하였다. 행렬의 관계에서 총관

    행렬은 서로 유사한 음정 구조를 공유하는 반면 같은 조성을 보이는 행렬은

    같은 대칭축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서로 상이하다.

    총관 행렬은 총관 모드(synoptic mode)와 총관 조(synoptic key)로 나뉘는

    데, 행렬에 내재한 순환 음정의 차가 동일한 경우 총관 모드에 속하는 반면 내재

    한 순환 음정의 합이 동일한 경우 총관 조에 속한다. 펄은 행렬을 구성하는 한

    쌍의 순환 집합의 순환 음정의 차이에 따라 일곱 개(0~6)의 총관 모드로 나누었

    는데, 에 제시된 행렬들은 각각 다른 순환 음정을 포함할 뿐 아니라 서

    로 다른 모드와 조를 보이고 있는 반면 서로 다른 순환 음정의 차는 모두 동일한

    0으로 모든 행렬은 총관 모드0에 속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에 보이는

    모든 행렬들은 한 쌍의 순환 음정의 합이 동일한 2를 보이므로 펄이 분류한 일

    곱 개(0~6)의 총관 조 중 세 번째 총관 조에 속한다.19 이러한 같은 총관 조에

    속하는 행렬들은 서로 상응하는 순환 음정 사이에 대칭 관계를 보인다. 예를 들

    어, 의 순환 음정들을 비교해보면 첫 번째 행렬의 순환 음정 1,1과 두

    번째의 순환 음정 4,t는 +3/-3의 관계이며 마지막 행렬의 순환 음정 5,9와는

    +4/-4의 관계를 보인다.

    19 총관 조의 산출에 있어서 순환 음정의 합이 6보다 클 경우 12에서 감하여 6보다 작은 수로 대체한다. 즉 에서 p4it/i1p5의 순환 음정은 6과 4로 그 합이 t(10)로 6보다 크므로 12에서 10을 감한 2로 대체하여 결국 3번째(0부터) 충관 조3에 속한다.

  • 조지 펄(George Perle)의 작품에 드러난 Twelve-Tone Tonality 연구 163

    순환 음정의 차가 동일한 총관 모드의 예

    행렬(array) 모드(mode) 조(key) 순환 음정 순환 음정 차 총관모드

    p0p1/i3i4 9,9 4,4 1,1 1-1=0 0

    p2p9/p6p1 8,8 3,3 7,7 7-7=0 0

    i3i6/p8pe 7,7 2,2 3,3 3-3=0 0

    순환 음정의 차가 동일한 총관 모드의 예

    행렬

    (array)모드 조

    순환

    음정

    순환

    음정의 합총관 조

    총계

    (토닉합계의 합)

    조성

    (Tonality)

    p0p1/i3i4 9,9 4,4 1,1 1+1=2 2 8(0+1+3+4) 0

    i5p9/p4i2 1,7 7,1 4,t 4+t=2 2 8(5+9+4+2) 0

    p0p5/i1it e,7 t,6 5,9 5+9=2 2 4(0+5+1+t) 0

    펄은 총관 모드나 조 이외에 더 나아가 “총계”(aggregate sum) 즉

    에서 보이듯이 각 행렬에 제시된 모든 토닉 합계의 합으로 이를 정의하였는

    데 행렬들이 i5i9/p4i2와 p0p5/i1it처럼 동일한 총관 조에 속한다 하더라도

    서로 다른 “총계”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때, 동일한 총계를 보이는

    첫 번째와 두 번째 행렬의 각각의 조는 4,4에서 7,1로, +3/-3의 대칭 관계가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총계로부터 결국 펄은 세 개의 조성을 정의하

    였는데, 0,4,8의 총계를 보이는 모든 행렬들은 첫 번째의 조성 그룹인 조성 0

    에 속하며 모든 홀수(1,3,5,7,9,e)의 총계는 두 번째 그룹인 조성 1에 속한다.

    또한, 0,4,8이외의 짝수로 제시되는 총계(2,6.t)는 세 번째 그룹인 조성 2에 속

    한다. 위의 에 제시된 모든 행렬들은 총계가 4 혹은 8로 모두 조성 0

    의 첫 번째 그룹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러한 조성의 분류는 모든 토닉 합계

    의 합산으로 산출된 총계로 제시되므로, 이는 결국 하나의 행렬에 속한 모든

    축-2음군 코드들의 합으로 제시된 중심축, 다시 말해 전체 행렬의 중심축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즉, 각 조성의 분류는 행렬의 전체적인 중심축(axes)

    이 한 쌍의 짝수나 홀수, 혹은 홀수와 짝수가 섞인 한 쌍에 의해 이루어졌는

    지 그 구성요소에 따라 결정지어진다.20

    20 조성 0은 중심축이 0/0(6/6, 0+0=0), 2/2(8/8), 4,4(t/t)와 같이 한 쌍의 짝수로 이루어졌으며 조성 1은 홀수(1,3.5...) 총계로 중심축이 0/1(6/7), 1/2(7/8), 2/3(8/9)과 같이 하나의 짝수와 하나의 홀수에 의한 중심축을 지니며 마지막 조성 2는 총계가 2,6,t로 중심축은 1/1(7/7), 3/3(9/9), 5/5(e/e)와 같은 한 쌍의 홀수에 의한 중심축을 보인다. Perle, Twelve-Tone Tonality (1996), 190-91.

  • 164 박 인 아

    3. 전조(Modulation)

    펄은 하나의 행렬을 지속하여 작곡하기보다 두 가지로 분류되는 다른 행렬로

    의 전조를 사용하여 곡의 다양성을 추구하였다. 첫 번째는 “대체 전

    조”(modulation through substitution)로 상응하는 축-2음군 코드들이 수직적

    으로 동일한 차나 합을 나타낼 때 이루어진다. 은 어떻게 p0p1/i3i4

    의 코드가 다른 행렬로 전조되면서 동일한 음정 차(2e2)를 보이는 새로운 축

    2음군 혹은 보조 2음군으로 대체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대체 전조’

    과정에서 새로운 행렬로의 변경은 아래의 예가 보이듯이 동일한 차 혹은 합

    이 지속되어야 하며 동일한 축 2음군 혹은 보조 2음군이 공통(pivot)음 역할

    을 하고 있는 것을 전제로 이루어진다.

    대체 전조의 예

    전조의 두 번째 종류는 “재해석 전조”(modulation through reinterpretation)

    로 축-2음군 코드의 음들이 재배열되면서 전혀 다른 행렬로 해석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은 축-2음군 코드의 6음 중 사각형에 속한 음들은 동일하

    게 나타나나 제외된 보조 2음군이 서로 바뀌면서 새로운 행렬로 이동되는 전

    조 와 두 음(4, 5)을 제외한 코드의 모든 음이 재배열되면서 다른

    행렬로 전조되고 있는 과정인 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전조는 서로

    다른 음정 구조뿐 아니라 상이한 차와 합을 보이면서 서로 무관해 보이는 행

    렬로의 이동을 가능케 한다.

  • 조지 펄(George Perle)의 작품에 드러난 Twelve-Tone Tonality 연구 165

    재해석 전조

    앞서 살펴보았듯이, 펄이 소개한 모드, 조, 조성, 전조등 다양한 개념들은 대

    칭구조라는 새로운 문맥에서 조성 음악의 그것들을 재해석하거나 혹은 좀 더

    그 영역을 확장해 발전시키려는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개념들은

    개개의 음과 음을 연결하는 이도와 전회를 그 원리의 기초로 하나, 단순한

    음들의 관계를 벗어나 여러 음으로 구성된 그룹들의 관계, 즉 축-2음군 코드

    들 간에 혹은 행렬들 간에 관계를 정의하므로 새로운 “12음 조성”의 영역을

    확립하고 있다. 반면, 이러한 펄의 개념들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개개의

    음에서 벗어나 음 그룹들을 지정하고 있기 때문에 특히 수학적인 전회의 전

    회, 혹은 합계의 합을 산출하거나 조성과 같이 전체의 합계를 산출해야 하는

    과정은 필연적이며, 결국 이들은 매우 추상적이고 음악과는 무관한 것으로

    간주되기 쉽다. 따라서 이러한 복잡하고 난해한 그의 이론을 바탕으로 어떻

    게 곡을 전개하여 갔으며 어떻게 새로운 음악적 문맥과 전통적 요소들이 어

    우러져 그의 음악에 실현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펄의 음악에

    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대칭과 관련해 그는,

    (조성음악에서) 추상적으로 계획된 3화음과 조성 관계가 실제적으로 작곡된다는 의

    미는 작곡가의 의도된 관계가 저지되고 다시 실현되는 반복의 과정을 뜻한다.(중략)

    미리 계획된 대칭적 행렬을 작곡에서 실제로 나타낸다는 것은 대칭이 끊임없이 저지

    되고 다시 실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고 말하면서 그의 12음 조성에서 미리 계획된 행렬이나 대칭 구조가 실제 음

    악에서 한계적으로 드러날 수 있음을 암시한다.21 다음은 앞서 살펴본 펄의

    21 George Perle, “Tonal Oder Atonal?,” The Listening Composer (Berkeley and Los Angeles: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90), 190.

  • 166 박 인 아

    이론적 배경이 실제 곡에서 어떻게 반영되고 있으며 형식, 리듬, 다이내믹을

    비롯한 다양한 음악 요소와 어떠한 관계를 이루면서 그만의 독특한 “12음 조

    성”을 이루고 있는지 그의 초기 곡과 후기 곡의 분석을 통해 좀 더 구체적으

    로 살펴보기로 하겠다.

    Ⅲ. 펄의 작품 분석

    1. 《6개의 프렐류드》(1946) 중 제4번 분석

    이 곡은 펄의 초기 작품 중 하나로 단일의 행렬을 기초로 이루어진 곡이다.

    《프렐류드 4번》의 코드 진행은 주로 상성부의 두 음과 하성부의 3음이 합

    쳐진 5음 구성을 보이므로 이로부터 펄이 주로 사용한 축-2음군 코드를 추론

    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그의 초기 작품에 사용된 대부분의 5음 구성은 그

    가 이론서에 제시한 것과 같이, 축-2음군 코드의 중앙에 위치한 축2음군이 동

    일(ic0)하여 그중 한 음이 생략되면서 5음군 형태로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22 이곡의 모든 5음 구성은 (0358)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6음군으로

    형성된 축-2음군 코드의 양쪽 보조 2음군이 수직적으로 단3도(03/58)를 보이

    며 수평적으로는 완전4도(ic5)의 음정으로 형성된 데서 비롯된다. 즉, 에서 펄의 악보 아래에 제시된 코드 진행과 행렬을 살펴보면, 각 축-2음

    군 코드는 수직으로는 단3도, 수평으로는 완전4도로 연결된 보조 2음군을 포

    함하고 있으며 이러한 두 개의 보조 2음군은 행렬 위에 제시된 악보에서 상

    성부에 지속된 단7화음의 코드 진행을 보이는 반면, 축2음군은 하성부의 각

    코드에 단일 음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음악에 제시된 5음 코드들은 6음군의

    축-2음군 코드에서 한음이 생략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들은 행렬

    i1i6/p4p9를 이루고 있다.23

    22 펄은 이러한 5음군 코드 진행을 보이면서 6음군, 즉 축-2음군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밝힌다. Perle, Twelve-Tone Tonality (1996), 42-43. 그 외에 쇼버는 펄의 음악에서 행렬을 계산하고 추론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David Schober, “Practical Methods for Identifying Perle Arrays,” Theory and Practice 33 (2008), 219-232.

    23 이는 한 쌍의 완전 4도나 5도가 단3도의 음정차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 펄의 초기 작품들은 대부분 ic1과 ic5의 순환 음정으로 구성되었으며, 점차 ic2, ic3, ic4, ic6의 구성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였기 때문에 순환 음정이 ic5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적합하다.

  • 조지 펄(George Perle)의 작품에 드러난 Twelve-Tone Tonality 연구 167

    펄의《6개의 프렐류드》(1946) 중 제4번

    위의 악보에 제시된 것과 같이 이 곡은 크게 세 부분(ABC)으로 이루어져 있

    으며 B부분은 리듬의 변화에 따라 b1(마디 6-7)과 b2(마디 8-10)의 소부분으

    로 나눌 수 있다.

    마디 1-5의 A부분은 에 제시된 것과 같이 상성부의 2음군 코드와 하

    성부의 3음군 코드로 몇몇의 음의 음역을 달리해 살펴보면, 오른손의 2음군은

    ic1의 코드이며 왼손의 3음군은 집합(025)로 구성된다. 을 살펴보면 오른

    손의 단2도를 이루는 음들은 음고 영역(pitch space)에서 동일한 B4C5의 축을 중

    심으로 안배되었을 뿐 아니라 동일한 단2도 코드들의 리듬이 한 박자씩 늘어나

    면서 곡에 흥미를 더하고 있다. 또한, 음고류 영역(pitch-class space)에서 살펴보

    면, 오른손의 단2도 코드는 I9-I1-I1-I9가 나타나면서 왼손의 3음군 코드에 제시된

  • 168 박 인 아

    I9-(Ie)-I1-(Ie)-I9와 동일한 전회 관계의 대칭 구조를 보인다. 이렇듯 첫 부분의 양

    손에 제시된 주된 전회 관계 I9과 I1은 펄이 행렬을 통해 의도한 토닉 합계(1/9)

    중 한 쌍으로 음악의 표면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마디 1-5의 A부분

    마디 5-10의 B부분 역시 앞부분과 같이 오른손의 2음군(02)과 왼손의 3음군

    (014/015)으로 나눌 수 있는데 앞부분과는 달리 상성부는 장2도로 하성부는

    장7도로 보다 큰 음정의 코드로 확대되었다. 에서 상성부의 장2도 코

    드는 다양한 전회 관계를 보이고 있으나 왼손의 장7도 코드는 A부분과 동일

    한 I9와 I1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아래의 예는 B의 음고

    류 영역에서 나타나는 특정한 I5이외에 상성과 하성이 같이 맞물리면서 새로

    운 전회 관계(I3)를 나타내고 있다. 이렇듯, 행렬의 토닉 합계와는 무관한 I5와

    I3이 이곡에서 가장 높은 음역을 보이는 클라이맥스(climax) 부분인 b1에서

    제시되고 있는 점은 흥미롭다. 한편, 마디 8-9는 장2도의 코드들 간에 혹은

    상성부와 하성부 간에 일정한 전회 관계 I4가 제시되는데, 이는 I9와 I1과 마

    찬가지로 행렬의 토닉 합계에 속하나 B부분을 통해 새롭게 음악에서 드러나

    고 있다.

    마디 5-10의 B부분

  • 조지 펄(George Perle)의 작품에 드러난 Twelve-Tone Tonality 연구 169

    이곡에 제시된 행렬 i1i6/p4p9는 축-2음군 코드들이 수직적으로 303의 동일

    한 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각 코드의 수직적인 합계는 전혀 상이한 숫자를

    보이게 되므로 서로 연관성을 찾기 어려워 보이나 에서 볼 수 있듯

    이 B부분은 C13과 C14를 중심으로 수직적으로 동일한 합을 보이는 코드들이

    대칭 구조를 이루고 있다. 또한, 서로 상이한 리듬과 음정을 보이는 A와 B부

    분은 C1과 C16을 제외하면 모든 축-2음군 코드들이 B부분의 첫 코드인 C9

    를 중심으로 동일한 합을 보이는 코드들이 대칭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론가

    피트(David Pitt)는 “12음 조성 음악의 표면에서 대칭 구조가 필연적으로 제

    시될 필요는 없다”라고 언급하면서, 펄의 대칭은 중추 역할을 하고 있으나

    음악에서 발견되지 않을 수 있음을 역설하였다. 이곡에서 펄은 그의 음악에

    서 중심 역할을 하는 대칭구조가 A와 B부분의 코드들을 통해 음악의 표면에

    서 제시되기보다, 그 이면의 행렬을 통해 이를 실현하고 있다.24 앞서 제시한

    과 같이 행렬 자체가 대칭적 구조로 형성된 것으로 간주되나, 이곡에

    서 각 축-2음군 코드의 수직적인 2음군의 합으로 얻어진 대칭구조는 이 곡의

    분석에서 간과할 수 없는 특징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다.

    A, B 부분 혹은 B파트의 행렬에 의해 제시된 대칭 구조

    이 곡의 마지막 부분은 마디 11~12의 5개의 코드를 포함하고 있는데, 에서 오른손은 음정이 단3도에서 옥타브까지 급속히 커지면서 특정한

    24 David Pitt, “What is Tonality?,” International Journal of Musicology 4 (1995), 296-297.

  • 170 박 인 아

    전회 관계를 보이지 않으나 왼손은 대부분 단3도(037) 화음으로 이전의 모든

    부분에 제시되었던 I9와 I1의 관계를 지속한다. 또한 양손 성부가 제시하는 특

    정한 전회 관계(I4)는 이 부분의 첫 코드와 마지막 코드에서 얻어진다. 이 외

    에 여기에 속한 행렬은 이전 부분과는 달리 어떤 특정 구조를 보이지 않으

    나, 가 보이듯이 이 부분의 행렬에서 펄은 마지막 세 코드의 하성부

    에 제시되고 있는 축 2음군의 음들, 즉 3음(F#)-5음(A#)-근음(D#) 순으로 나타

    난 단3화음의 음들을 실제 음악에서 하성부에 지속하는 단3화음으로 제시하

    고 있다.

    마디 11-12의 C부분

    또한, 펄은 이곡의 마지막 코드로 그가 정의한 “토닉 축-2음군”(tonic

    axis-dyad)코드를 사용해 곡을 마무리하고 있는데, 펄이 정의한 토닉 축-2음

    군은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에 보이듯이, 우선 한

    쌍의 순환 집합의 순환 음정이 같아야 하며, 축2음군의 합이 토닉 합계와 동

    일할 뿐 아니라 축2음군의 수직으로 제시된 음들이 수평적으로도 제시되어야

    한다.25 즉, 이곡의 마지막 코드는 두 순환 집합의 순환 음정이 모두 완전4도

    (ic5)로 동일하며 축2음군의 합계가 6으로 토닉합계 i6과 일치할 뿐 아니라

    종대로 제시된 축2음군의 33이 횡대로도 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토닉 축-2

    음군“코드로 정의될 수 있다.

    25 Perle, Twelve-Tone Tonality (1996), chapter 18.

  • 조지 펄(George Perle)의 작품에 드러난 Twelve-Tone Tonality 연구 171

    펄의 “토닉 축-2음군 코드”(tonic axis-dyad chord)

    결국 이러한 특징을 보이는 마지막 부분은 A와 B부분과는 달리 어떠한 주도

    적인 전회 관계 혹은 행렬의 대칭 구조를 발견할 수 없다. 그러나 곡의 표면

    에 드러난 성부 진행은 가 보이듯이 상성부가 동일한 코드로 지속되

    고 하성부가 인접한 음으로 T2와 T5의 관계로 진행하는 C18-C19와 이와는

    반대로 하성부가 한 코드로 지속되고 상성부가 동일한 관계를 보이는 C21-22

    의 코드 진행을 통해 대칭 구조를 제시하고 있다.

    마디 11-12의 C18-C22 성부 진행

    이 곡의 모든 부분은 공통적으로 음악의 표면이나 이면에 대칭적 구조를 포

    함하고 있으며, 순환 집합을 구성하는 순환 음정이 곡의 표면에 뚜렷이 제시

    되지 않은 반면 곡 전반에서 토닉 합계와 일치하는 I9와 I1이 제시되었으며

    후반부에서는 I4가 가산되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형식의 구분에 따라 A와 C

    부분은 I9와 I1이 주를 이루며 절정(climax) 부분이 포함된 B부분은 토닉 행

    렬에 속하지 않은 전회 관계나 새로운 토닉 합계가 음악의 표면에 대조적으

    로 나타난다. 음정과 연관해 상성부과 하성부의 코드의 음정이 점차 확대되

    어 제시되었는데 특히 상성부에서 단2도 코드는 마지막의 옥타브까지 곡의

    전개와 함께 음정의 확장을 보일 뿐 아니라 각 부분에 제시된 음고 영역

    (pitch space)의 중심축 또한 B/C(마디 1-4)에서 C#/D(마디 5-6), 그리고 마

    지막 부분의 D(마디 8-12)로 점차 상승되고 있다. 이렇듯, 펄은 이 곡에서 동

    등한 12음을 포함한 하나의 행렬을 기초로 음정과 리듬, 중심축에 있어서 점

    진적인 확대와 상승으로 전통적인 곡의 발전과 전개의 요소들을 고수할 뿐

  • 172 박 인 아

    아니라 “토닉 축-2음군 코드”의 종지와 같은 조성 음악의 요소들을 새롭게

    해석하고자 하였다. 동시에 전회적인 혹은 대칭적 구조를 중심으로 곡 전반

    에 통일감을 부여할 뿐 아니라 독창적인 펄만의 화성 언어를 형성하면서 조

    성 음악의 계층(hierarchical) 구조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2. 《6개의 에튀드》(1976) 중 1번, 마지막 부분(마디 20-35)의 분석

    이 곡은 펄의 후기 작품들에서 공통으로 보이는 다양한 전조를 통해 빈번한

    행렬의 교체를 보이고 있으며 따라서 초기의 작품에 비해 보다 복잡하고 다

    채로운 기법으로 의도된 행렬의 특징이 곡의 표면에서도 종종 드러난다. 이

    곡은 크게 세 부분(A, B, C)로 나뉘는데, B부분은 A부분의 요소들이 변화된

    반면 마지막 부분은 새로운 요소들이 부가되었다. 펄은 특히 이곡의 마지막

    부분에 사용된 행렬의 일부를 그의 이론서에 제시하면서 이에 사용된 순환

    음정이 1과 9임을 밝히고 있다.26 따라서 이 곡의 마지막 C부분의 행렬을 가

    늠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으며 에 제시된 것과 같이 10개의 행렬이

    전조되어 나타난다. 이러한 행렬들은 다른 특정한 관계를 찾을 수 없으나 동

    일한 순환 음정 1과 9를 포함하므로 총관 모드와 총관 조는 모두 동일하게

    제시된다.27

    펄의 에튀드 1번 마지막 부분의 행렬 구조

    행렬(array)

    모드(mode)

    조(key)

    순환 음정(cyclic

    interval)

    총관 모드(synoptic

    mode)

    총관 조(synoptic

    key)총계

    조성(tonality)

    i9it/iei8 t, 2 5, 9 1, 9 4 2 2 2

    i9it/p8p5 1, 5 2, 6 1, 9 4 2 8 0

    i7i8/p6p3 1, 5 t, 2 1, 9 4 2 0 0

    p8p9/i9i6 e, 3 2, 6 1, 9 4 2 8 0

    i5i6/p8p5 9, 1 t, 2 1, 9 4 2 0 0

    p2p3/i5i2 9, 1 4, 8 1, 9 4 2 0 0

    p2p3/i3i0 e, 3 2, 6 1, 9 4 2 8 0

    i1i2/i3i0 t, 2 1, 5 1, 9 4 2 6 2

    i1i2/p0p9 1, 5 t, 2 1, 9 4 2 0 0

    i1i2/i3i0 t, 2 1, 5 1, 9 4 2 6 2

    26 Perle, Twelve-Tone Tonality (1996), 125-127.

    27 총관 모드나 조는 순환 음정의 차와 합으로 산출되므로 행렬 간에 동일한 순환 음정은 동일한 총관 모드나 조를 생성한다. 폴리는 이러한 행렬에 관련된 분석과 이 곡의 부분적인 특징을 설명하였는데, 곡 전체를 대략적으로만 분석하였기 때문에 행렬과 연관해 음악에 제시된 특징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요구된다. Foley, “Pitch and Interval Structures,” 95-113.

  • 조지 펄(George Perle)의 작품에 드러난 Twelve-Tone Tonality 연구 173

    마지막 부분의 첫 다섯 마디는 대부분 이 곡의 첫 부분이 반음씩 하행되어

    반복되어 나타나는데, 에 보이듯이 첫 마디 왼손의 멜로디는 순환

    음정인 ic1과 ic3의 관계를 뚜렷이 제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행렬의 토닉 합

    계 중 하나인 Ie의 관계가 주를 이룬다. 이어지는 마디 21에서부터 행렬 간에

    전조가 제시되는데, 마디 21은 펄이 주로 사용한 “재해석 전조”(modulation

    through reinterpretation)로 546/380이 서로 다른 배열로 두 개의 행렬로 해

    석되면서 공통화음의 역할을 하고 있다. 뒤이은 마디 21의 마지막 두 음

    (Eb3-F2)은 6음의 완전한 축-2음군 코드 중 두 음만을 보이는데, 이는 인접한

    다른 음들과 공통된 음정을 공유하지 않으나 에서 보이듯이 새로운

    행렬의 토닉 합계 중 하나인 I8관계를 주로 나타낸다. 다시 말해, 와

    에서 볼 수 있듯이 마디 21에서 행렬의 전조(i9it/iei8->i9it/p8p5)가

    이루어지면서 이전의 행렬의 토닉 합계(ie)와 변화된 행렬의 토닉 합계(p8)가

    공존함으로써 행렬의 전조를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에튀드 1번 마디 20-21의 분석

    마디 22는 마디 21의 i9it/p8p5에서 i7i8/p6p3로 전혀 새로운 행렬로의 전조

    가 공통화음 없이 이루어지는데 이는 이전 마디가 동일한 리듬과 음형으로

    이도되면서 변화 없이 자연스럽게 전조가 이루어진 것이다.28 뒤이은 23마디

  • 174 박 인 아

    역시 공통화음을 통하거나 이도가 이루어지지 않은 새로운 행렬로의 전조가

    제시되고 있는데, 펄은 이러한 갑작스런 행렬의 변화에서 이 보이듯

    이 22마디부터 I6과 I9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서로 다른 두 행렬을 연결하는

    공통요소로 사용하였다. 특히 I6은 두 행렬에서 공유된 토닉합계로 음악의 표

    면에 드러나고 있다. 마디 22-23은 코드가 아닌 하나의 선율선이 제시되고

    있는데, 이들은 행렬의 토닉 합계에 제시되지 않는 새로운 전회 관계(I8, I7)를

    보이면서 이전 마디들로부터 지속되어온 I9를 중심으로 대칭 구조를 이루고

    있다.()

    에튀드 1번 마디 22-24의 분석

    위에 제시된 대칭 구조는 이후의 마디들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데, 특히 마디 25는 수직적으로 동일한 9/5의 합을 보이는 “합 4음군”(sum

    tetrachord)의 전개로, 행렬의 대칭구조, 특히 행렬의 토닉합계(p8p9/i9i6)에

    속하는 I6과 I8의 관계가 음악의 표면에서도 동일한 구조로 제시되고 있다.

    또한, 마디 26의 다양한 전회 관계 역시 또 다른 대칭 구조를 보이고 있으며

    코드들 간의 선율선은 대부분 ic1을 나타낸다.

    28 토닉 합계는 두 음이 합산된 것으로 단2도(ic1)씩 하행은 합계(1+1)가 2가 줄게 된다.

  • 조지 펄(George Perle)의 작품에 드러난 Twelve-Tone Tonality 연구 175

    마디 25-26의 행렬과 코드 진행

    앞서 살펴본 마지막 부분의 전반부에서 특징적인 전회 관계가 주를 이루고

    있는 반면 후반부에서는 이도 관계 위주로 곡이 전개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음악의 표면에 제시되는 코드들은 에 보이듯이 대부분 순환 집

    합을 구성하는 순환 음정인 ic1과 ic9로 제시되고 있으며 각 축-2음군 코드의

    최고음들의 연결선 역시 동일한 ic1과 ic9를 나타낸다. 이 부분의 행렬은 마

    디 29, 34와 35에서 공통화음을 이용한 “재해석 전조”를 보이며 마디 31은

    코드들 간에 축2음군을 공통으로 갖는 “대체 전조”(modulation through

    substitution)를 보인다.29 이 부분의 마디 27-32의 행렬들은 고스란히 음악의

    표면에 제시되고 있는데, 음악의 각 6음군 코드는 행렬의 오른쪽에 위치한

    보조 2음군-왼쪽의 보조 2음군-축 2음군의 순서로 나타나고 있다. 또 다른 특

    징으로는 동일한 행렬 내에서는 아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행렬의 위와 아래

    의 3음군(trichord)이 번갈아 ±2의 변화를 보일 뿐 아니라 이로 인해 각 코드

    에서 수직적으로 산출되는 차는 동일한 수의 대칭 구조를 보인다. 특히 마디

    29-31의 대칭 구조를 보이는 행렬의 가장 중심에 포르티시모(ff)의 클라이맥스

    가 제시되고 이후의 보다 높은 음역의 음들에서는 오히려 데크레셴도로 강세

    가 약해지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마지막 두 마디는 이 곡의 첫 두 마디가

    재현되나 마지막 코드가 이 곡에 사용된 첫 행렬 i1i2/i3i0로 제시되면서 변

    29 마디 29는 이전 행렬 i5i6/p8p5의 코드 142/141이 재배열되어 새로운 행렬 p2p3/i5i2를 이루어 재해석 전조를 보이며 마디 31에서 778/t77이 가운데 축2음군만 유지된 778/875로 이어지면서 대체 전조되고 있다.

  • 176 박 인 아

    화되었는데, 이렇듯 첫 동기와 행렬이 재현되는 것은 마치 원조로 복귀되어

    곡을 맺는 조성 음악의 마지막 부분을 연상케 한다. 또한 마디 32는 이러한

    첫 부분의 복귀로 이끄는 짧은 경과구로 여기에 제시된 코드들은 이전 마디

    27-30에 제시된 음정 구조를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특정 전회 관계나 행렬

    의 토닉 합계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 다만 의 ⓐ와 ⓑ 코드는 I6과

    Ie 즉, 마디 20-26의 전반부에 주로 제시된 두 개의 전회 관계로 이곡의 마지

    막 부분을 일단락 짓고 있다.

    마디 27-35의 행렬과 코드 진행

  • 조지 펄(George Perle)의 작품에 드러난 Twelve-Tone Tonality 연구 177

    지금까지 살펴본 《에튀드 1번》의 마지막 부분은 전반부의 행렬의 토닉 합

    계 중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전회 관계가 음악의 표면에 특징적으로 제시되었

    으며 이와는 대조적으로 후반부는 행렬의 기초가 되는 순환 음정과 일치하는

    이도 관계가 드러난다. 다시 말해, 펄은 다양한 행렬을 사용한 추상적인 그의

    이론을 토대로 토닉합계 중 하나나 그 이상, 혹은 순환 음정을 구성하는 특

    정 음정들을 그의 작품에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곡에서 기초를

    이루는 행렬뿐 아니라 실제 코드들의 진행에서 대칭 구조는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제시되면서 펄의 초기 곡에서 찾

    을 수 없는 여러 개의 복잡한 행렬들이 음악의 표면에 드러난 코드들과 조화

    를 이루며 같이 어우러져 전개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행렬의

    전조에 있어서는 공통화음의 역할을 하는 축-2음군 코드를 사용하거나 행렬

    간에 하나의 순환집합을 공통으로 이루어진 무리 없는 전조를 의도하였으며

    이 외의 경우는 음악의 표면에 동일한 음형의 음들이 그대로 이도되거나 혹

    은 공통된 전회나 이도 관계를 제시하여 순조로운 전조를 이끎으로 무리 없

    이 새로운 행렬의 전개를 유도한다.30 이러한 행렬간의 전조는 조성 음악의

    공통화음을 이용한 근친조로의 전조, 혹은 이도에 의한 동형 진행이나 나폴

    리 화음과 같은 특정 화음을 사용해 근친조 이외의 전조를 유도하는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Ⅳ. 나가는 글

    펄의 이론 “12음 조성”(Twelve-Tone Tonality)은 쇤베르크의 12음 기법이나

    다른 무조 음악의 이론과 비교해 이도와 전회 관계를 기초로 이루어진 행렬

    을 이용해 12음을 배열하였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으나, 이들의 구

    조나 적용에 있어서 전혀 상이하며 더 나아가 조성의 음계와 같이 음들이 행

    렬을 토대로 서로 연관되어 있을 뿐 아니라 모드, 조, 조성과 같은 조성음악

    의 개념을 새로운 구성에 맞게 사용했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음악 어

    법의 영역을 확립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의 이론서는 작곡을 하기 위한 지침

    서라기보다는 12음이 배열될 수 있는 새로운 음악적 문맥(context)을 전개하

    기 위한 원리와 방법을 설명한 것으로 현대 음악의 작곡에 응용될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을 제시한다.

    30 펄은 협화/불협화 개념을 음들을 주도하는 이도나 전회 관계와는 달리, 한음 혹은 그 이상의 음들이 리듬의 연장으로 조성 음악의 계류음(suspension)과 같이 일시적으로 다른 이도나 전회 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정의한다. Perle, Twelve-Tone Tonality (1996), 231.

  • 178 박 인 아

    펄의 12음 조성은 음과 음 사이를 지정하고 정의하기 보다는 행렬에서 제시

    되는 6음군 집합인 ‘축-2음군’들의 관계, 혹은 행렬의 다소 추상적인 관계를 주로

    다룬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미리 계획된 다소 추상적인 행렬들의 관계나 하나의

    행렬을 바탕으로 다양한 코드들의 이도 혹은 전회 관계는 음악의 표면에 그대로

    반영되어 계획된 행렬에 숨겨진 관계와 음악에 제시된 구체적인 특징들이 서로

    매우 긴밀한 관계를 보인다. 그의 12음 조성의 이론이 반영된 《프렐류드 1번》

    과 《에튀드 4번》의 분석을 통해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대칭 구조는 그의 의도된 행렬과 코드들의 배치뿐 아니라 음악에 있어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많은 이론가들이 그의 작품들에 제시된

    대칭 구조에 대해 연구해 왔는데, 데이브는 “펄의 이론을 분석하는 것은 그의

    음악 이외에도 이 시대 많은 작곡가들의 음악에서도 발견되는 ‘대칭의 이론’을

    창조하는 것”이라며 그 중요성을 역설한다.31 특히 앞서 분석한 두 곡에서 단순

    한 음과 음 보다는 코드들의 음고와 음고류 영역에서의 대칭을 비롯해 행렬 간

    에 관계 등 매우 다채로운 대칭 구조를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프렐류드

    1번》에서 대칭 구조는 형식의 구분에 따라 행렬(A, B부분)에서 혹은 음악의 표

    면(C부분)에서 다르게 제시되며, 《에튀드 4번》에서는 행렬 뿐 아니라 다양한

    행렬의 변화 가운데 음악의 표면에 지속적으로 제시되는 공통된 요소로 작용한

    다. 둘째로, 펄의 음악은 조성음악의 형식적 구조, 행렬 간의 전조, 불협화 개념

    등을 적절히 적용하여 마치 조성음악의 익숙한 전개가 전혀 새로운 화성적, 대

    위적 어법에 담긴 듯한 인상을 갖게 하며, 이러한 전통적 개념과 기법의 새로운

    해석은 그만의 독특한 작곡 기법으로 변환되어 곡에 흥미를 더한다. 마지막으로,

    그의 후기 작품들은 여러 개의 행렬을 기초로 좀 더 길고 복잡해진 형식을 바탕

    으로 좀 더 추상적인 계획을 보이는 반면 초기 작품에 비해 계획된 의도가 보다

    구체적으로 음악의 표면에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그의 작품 경향은 그가 작곡

    가이기 이전에 이론가로서의 초기 활약을 떠오르게 한다. 그의 이론서에 제시된

    작품은 그가 의도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그의 이론적 발상에서 벗어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이론에 충실하려는 그의 태도를 부인할 수 없다.32 펄

    의 이론이나 그의 음악 분석은 매우 복잡하고 난해해 보이나 그 근간은 다른 12

    음 음악처럼 단순한 이도와 전회 관계가 음들의 집합들 혹은 행렬들 간의 연관

    성을 갖게 하는 시발점이 될 뿐 아니라 조성음악의 익숙한 요소들을 수용하였다

    31 Headlam, “Tonality and Twelve-Tone Tonality,” (1995), 332.

    32 펄은 그의 이론서 머리글에서 “작곡과 이론은 상호보완의 관계로 이론적 통찰력을 시작으로 곡을 발전시키기도 하지만 작곡의 경험에 의해 이론이 추정되기도 한다”고 언급하였다. Perle, Twelve-Tone Tonality (1996), xiv.

  • 조지 펄(George Perle)의 작품에 드러난 Twelve-Tone Tonality 연구 179

    는 점에서 그리 낯설지 않다. 다시 말해 펄은 단순한 관계를 기본으로 조성음악

    의 평범한 요소들을 적용하면서 특징 있는 그만의 음악 영역을 구축하였다. 펄

    의 이론과 분석의 과정에서 보이는 그만의 독창적인 이론 뿐 아니라 이를 폭넓

    고 다양하게 적용하는 작곡 기법들이 보다 참신하고 흥미로운 12음 음악의 새로

    운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한글 검색어: 조지 펄, 12음 기법, 대칭 구조, 무조 음악, 이도 관계, 전회 관

    계, 행렬, 순환 음정, 순환 집합, 순환 행렬, 12음 기법

    영문 검색어: George Perle, Twelve-Tone Tonality, Cyclic array, Cyclic

    intervals, Symmetry, Cyclic sets, 12-tone system, Axis-dyad

    chord, Synoptic mode, Synoptic array

  • 180 박 인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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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2 박 인 아

    국문초록:

    조지 펄(George Perle)의 작품에 드러난 Twelve-Tone Tonality 연구

    :《6개의 프렐류드》중 4번(1946)과 《6개의 에튀드》중 1번(1976) 분석

    박 인 아

    펄은 현대 음악에 있어서 독창적인 이론과 작품을 남긴 영향력 있는 이론가

    이자 작곡가 로 그의 “12음 조성”은 현대 음악의 이론 분야에서 새로운 영역

    을 확립한 이론서로 평가 받고 있다. 최근 그의 죽음(2009) 이후, 다양한 작

    품과 함께 12음 조성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증가되고 있으나 지금까지 그의

    이론을 작품과 연관하여 분석한 연구는 그리 많지 않다. 이에 본 논문은 펄

    의 “12음 조성”이 어떠한 원리와 방법을 통해 12음 음악의 새로운 영역을

    확립하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고 이러한 이론적 설계가 그의 음악에 어떻게

    실제적으로 드러나고 있는지 그의 작품 분석을 통해 고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의 이론은 일정한 음정으로 구성된 순환 음정의 한 쌍이 전회적으로 연결

    된 순환 집합을 기초로 하고 있으며, 한 쌍의 순환 집합이 다시 결합되어 행렬을

    이루면서 12음의 새로운 배열을 시도한다. 따라서 그의 12음 조성은 음과 음의

    관계나 단순한 집합 간의 관계보다는 행렬 간의 혹은 행렬에서 비롯된 6음군 코

    드들 간의 다소 추상적인 관계를 설명하고 있으며, 특히 모드, 조, 조성과 같은

    조성 음악의 개념을 독특한 그의 12음 어법과 접목해 사용한 점은 주목할 만하

    다. 그의 이론에서 서로 상반된 개념, 즉 토닉 화음, 비화성음과 같은 다양한 조

    성 음악의 어법이 펄의 독특한 12음 체계에 어떻게 흡수되었으며 순환 집합, 혹

    은 행렬 간의 추상적인 관계가 실제 음악에서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 그의 작

    품 《6개의 프렐류드 4번》과 《6개의 에튀드 1번》의 분석을 통해 자세히 살펴

    본다.

  • 조지 펄(George Perle)의 작품에 드러난 Twelve-Tone Tonality 연구 183

    Abstract:

    George Perle's Twelve-Tone Tonality Reflected in His

    Six Preludes for Piano, No. 4 and Six Etudes for Piano, No. 1

    Ina Park

    George Perle, one of our foremost recent composers and music theorists,

    created his own compositional technique, twelve-tone tonality, which has been

    influential in the field of music theory in that it attempts to join his

    twelve-tone system with the basic concepts of hierarchical organization of

    tonal music. Although interest and the number of studies on Perle's system

    of twelve-tone tonality have been increasing since his death in 2009, there

    are few writings about the relationship between his theory and his own

    compositions. Therefore, this study first focuses on looking carefully at his

    twelve-tone tonality and then discusses how his compositional method is

    realized in his musical works.

    The harmonic language of twelve-tone tonality is derived from cyclic

    sets, that is constructed from inversionally related interval cycles. In

    addition, a pair of cyclic sets can be vertically aligned as an array, providing

    the basic hexachords of his compositional technique. Perle gave these the

    name axis-dyad chords. In the twelve-tone tonality, it must be noted that

    Perle focused on the abstract relationships between groups of notes, arrays

    or axis-dyad chords, rather than explaining relationships between individual

    notes, while also adopting the definitions and concepts of tonal music such

    as modes, keys and tonalities. Thus, this study not only examines how the

    concepts of tonal practice are coalesced into Perle's unique and systematic

    twelve-tone musical technique and set of resources but also displays the way

    in which the abstract ambit of his theory is reflected in the musical surface

    of his compositions through analyzing his Six Preludes for Piano, no. 4 and

    Six Etudes for Piano, no. 1.

  • 184 박 인 아

    〔논문투고일: 2013. 02. 26〕

    〔논문심사일: 2013. 03. 26〕

    〔게재확정일: 2013. 04.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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