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3 | 2019년 11월 18일 월요일
지난 11일(화) 오후 2시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학생모임)이 홍콩 민주
화 운동에 연대하고 홍콩 정부의 국가 폭
력을 규탄하며 침묵 행진을 진행했다. 인
문대 해방터에 집결한 학생들은 희생된
홍콩 시민들을 추모하기 위해 검은 옷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공대간이식당(30-2
동) 삼거리까지 행진한 뒤 다시 중앙도서
관 앞 아크로폴리스로 향했다. 행진은 중
앙도서관 중앙 통로(중도터널)로 이동해
레논 월*에 시위대를 응원하는 포스트잇
을 붙이며 마무리됐다.
이번 집회는 국가에 의해
침묵을 강요당하는 홍콩 시
민들과 연대하기 위해 침묵
행진 형식으로 진행됐다.
학생모임 공동대표 김도형
씨(지구과학교육과·18)는
“중국 정부가 두려워 홍콩
의 참혹한 실상을 알면서도
이를 외면하는 각국 정부를
침묵으로 규탄한다”라며 침묵의 의미를
설명했다. 행진 참여자들은 홍콩 시위 주
제가인 ‘영광이 다시 오길(Glory to Hong
Kong)’의 음원을 재생하고, 홍콩 시위 5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아크로폴리스에서는
학생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김영민 씨(사
회교육과·19)는 “중도 터널 레논 월에 홍
콩을 조롱하는 포스트잇이 붙은 것을 봤
다”라며 “홍콩에서 국가 폭력이 행해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며 우리는 침묵으로
그들과 연대했다”라고 밝혔다.
참여자들은 중도터널 레논 월에 홍콩
시민들을 향한 응원을 담은 포스트잇을
붙인 뒤 해산했다. 학생모임 공동대표 조
성지 씨(국어교육과·17)는 “레논 월은 포
스트잇으로 꽉 차면 판을 교체하는 식으
로 중도 터널에 계속 설치해 놓을 예정
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진에 참가한
김진우 씨(약학과·16)는 “홍콩의 상황에
충격을 받던 차에 학생모임의 존재를 알
게 돼 작게나마 후원하고 행진에도 참여
했다”라며 “더 많은 학생들과 시민 단체
가 홍콩을 위해 연대했으면 한다”라고 소
감을 밝혔다. 한편 학생모임은 23일 교외
에서 다른 대학의 학생 단체와 연합해 홍
콩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집회를 이어
갈 계획이다.
*레논 월: 전세계 곳곳에 세워진 자유와
평화를 염원하는 벽
이현지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윤희주 기자 [email protected]
지난 15일(금) 아시아연구소(101동) 영
원홀에서 ‘서울대학교 인권규범 제정에 관
한 연구 발표와 토론회’(인권규범 토론회)
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 전반부에서는 서
울대 인권헌장 초안이 첫선을 보임과 동시
에, 지난달 2일부터 이번 달 8일까지 진행
된 ‘서울대학교 인권규범 제정에 관한 학
내 구성원 설문조사’의 결과가 발표됐다.
후반부에는 패널토론과 자유토론이 열려
여러 학내 구성원들의 인권규범에 대한 의
견을 듣는 자리도 마련됐다.
인권헌장 초안은 전문과 16개의 조항으
로 구성돼있으며, 인권헌장은 헌법의 기본
권 조항과 유사한 성격과 위상을 가지게
된다. 인권헌장 초안을 설명한 신윤진 교수
(법학전문대학원)는 “헌법의 기본권 조항
이 그러하듯 인권헌장도 일반적이고 추상
적인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라면서도 “단
순히 선언적, 상징적 의미만 갖는 것은 아
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그는 “인권
헌장이 실질적으로 규범력을 확보하기 위
해서는 정관 등 기존 학내 규정과 조화롭
게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헌장의
실효성을 강화할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인권헌장 초안 전문에서는 학내에서 공
유되는 중요 가치들을 포함해 헌장이 지향
하는 정신을 설명했다. 본문 제1조(목적)에
서는 이번 헌장이 학생, 교원, 직원을 포함
한 모든 서울대 구성원의 인권을 존중하기
위해 제정됐다고 밝혔다. 여기에서 ‘직원’
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직원을 모두 포함하
는 개념이다. 제2조(인격권)에서는 모든 서
울대 구성원이 신분, 직급, 직위, 성별, 연령
등과 관계없이 서로를 대등한 인격 주체로
서 대해야 함을 적시했다. 제3조(차별금지
와 평등권) 역시 핵심조항인데 모든 서울
대 구성원은 성별, 국적, 인종, 장애, 성적
지향 및 성별정체성 등의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다만
패널로 참여한 교수협의회 노상호 기획이
사(치의학과)는 제2조의 ‘신분’이란 용어가
다소 자극적으로 해석될 수 있어 다른 용
어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또한 제3조에 대
해 평의원회 김병문 부의장(화학부)은 “성
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이라는 차별금지 기
준은 아직 사회적으로 합의가 됐다고 보기
힘들다”라며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하
기도 했다. 제13조까지 조항에서 실질적 차
원의 권리를 논했다면 제14조에서는 절차
적 차원의 권리를 다루고 있다. 제14조(적
정절차에 관한 권리) 1항을 보면 “서울대는
구성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결정을 내릴 때
적정절차에 의해야 한다”라고 언급돼 있는
데, 이는 절차적 정의를 확보하기 위한 조
항이라고 볼 수 있다.
학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권규범
제정과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도 이번 토론
회에서 발표됐다. 조사 결과, 59%의 응답
자가 대학 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신의
의사를 개진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상
황이라고 밝혔다. 학내 다양한 집단의 인
권이 존중되고 있는지 물은 문항에서는 무
려 69%의 응답자가 비정규직 및 파견직
직원의 인권이 존중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
다. 한편 3년 전보다 학내 인권상황이 나
아졌는지를 물은 문항에서는 48%가 나아
졌다고 답했고 단 8%만이 나빠졌다고 답
했으나, 3년 전과 비슷하다고 답한 응답자
도 43%나 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러
나 인권규범 제정 찬성 여부를 묻는 문항
에서는 93%가 찬성 의견을 표하면서 학내
구성원 전반이 인권규범 제정 자체에는 공
감대를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후반부 패널토론 및 자유토론에서는 이
번 인권헌장 제정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오갔다. 중앙 장애인권 동아리 ‘턴투에이
블’ 박선아 회장(사회복지학과·17)은 “단
순히 차별을 금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장애 학생 이동권이나 채식주의자의 식사
권 보장과 같은 적극적인 배려도 헌장에
포함되면 좋을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한
편 인권헌장 제정 자체에 회의적인 참가
자도 존재했다. 남승호 교수(언어학과)는
“어떤 규범이 생기면 순기능과 동시에 역
기능도 있다”라며 “규범의 도입이 대학의
중요 가치인 학문적 자유를 해칠 수도 있
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며 색다른 시
각을 제공했다. 이에 이번 연구의 책임자
인 송지우 교수(정치외교학부)는 이번 헌
장이 전혀 이례적이거나 급진적인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사람의 권
리와 자유도 다른 사람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할 순 없다”라며 자유의 기본 원리에
관해 설명했다.
박정훈 취재부 차장 [email protected]
서울대 인권헌장, 보편적 인권 보장을 위한 첫걸음
침묵으로 홍콩과의 연대를 외치다
지난 12일(화)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직
무대행 2019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연
석회의) 의장단을 만났다. 이번 연석회의
에서는 자연대 송영민 학생회장(물리·천
문학부·17)과 음대 조수황 학생회장(국악
과·16)이 각각 의장과 부의장직을 맡는다.
도정근 전 총학생회장(물리·천문학부·15)
의 사퇴로 산적해 있는 학생사회의 업무를
남은 약 3주간의 임기 동안 어떤 방향으로
이행해낼지 답변을 들어봤다.
◇2019 연석회의 의장과 부의장을 맡게 된
소회를 밝히자면.
송영민(송): 저번 총학생회운영위원회(총
운위) 회의 도중 제61대 총학생회장 도정
근 씨가 총학생회장직에서 사퇴함에 따라
연석회의 의장과 부의장을 누가 맡을지 그
자리에서 논의했으며, 스스로 의장직에 지
원해 의장을 맡게 됐다. 제61대 총학생회
(총학) 「내일」은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많은 업적을 이뤄냈고 많은 학생의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그들은 학생회의 기본을
무너뜨리며 학생들의 신뢰를 잃고 사퇴했
다. 최근 일 잘하는 총학이 많지 않았는데,
「내일」은 그것을 해냈다. 그러나 신뢰를 저
버린 총학이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연석회의 의장 재임 기간에는 총학 신뢰
회복을 최우선으로 하고 상시적인 업무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조수황(조): 3년이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총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이번 일련의 사
태에 책임의식을 느껴 부의장직을 맡게 됐
다. 사태의 발발에 있어 총운위 차원의 책
임도 회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모두에
게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고, 총학뿐만 아
니라 학생회 자체에 대해 무너진 신뢰와
학생들이 실망한 부분을 개선하고자 한다.
덧붙여 총학의 상시업무가 중단되지 않도
록 하기 위해 부의장에 자원하게 됐다.
◇총학생회장이 사퇴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송: 도정근 전 총학생회장은 할 수 있는 모
든 방법으로 책임을 지려 했다. 그 방법의
하나로 사퇴를 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는 사퇴 전 공직자 윤리규정 조항을 작성
하고 장학제도 개편 대응을 위한 성적 장
학금 특별위원회(특위)를 꾸린 이후 학생
대표들과 함께 자신의 거취를 논의하고 사
퇴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인지 계속해
서 의논하는 모습을 봤을 때, 그가 할 수 있
는 최선의 책임은 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한 총학생회장
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같
이 일하는 이들의 언행은 총책임자로서 본
인이 짊어져야 하는 책무며, 사퇴라는 행
위를 통해 총학생회장이 과오를 인정하고
책임을 짊어진 것이다. 그가 문제 해결을
위해 공직자 윤리규정과 같은 안을 만들어
총운위에 가지고 온 것은 높게 평가한다.
하지만 지금은 총학생회장이 도의적 책임
을 질 때다. 과/반 학생회장, 단과대 회장,
그리고 총학생회장단은 그 직위에 요구되
는 도덕성의 크기나 책임감의 수위가 다르
다. 이를 전반적으로 고려했을 때, 총학생
회장이 ‘내가 지금 사퇴하는 것이 맞겠다’
라고 판단한 것이고, 그것에 대해서는 일
반 학생들이 평가해줄 것이다.
◇언급한 업무 정상화란 무엇인가?
조: ‘업무 정상화’라는 말은 많은 뜻을 내포
한다. 총학의 업무는 상시업무와 현재 벌
어지는 사태에 대한 수습 및 후속 조치다.
총학의 상시업무라 하면 학생사회에서 진
행되고 있는 의제들에 대응하는 것이다.
추가로 신뢰 회복 차원에서 총학 평가 포
럼 개최를 통해 이전 총학 평가를 할 예정
이다. 이를 완수해야만 이번 사태가 학생
자치의 좋은 선례가 되리라 생각한다. 덧
붙여 3주도 안 남은 상황에서 ‘이거 하겠
다 저거 하겠다’라고 말하는 것은 학생들
에 대한 기만이라고 생각한다.
◇성적 장학금 문제에 학생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낼 예정인가?
송: 현재 성적 장학금 특위가 꾸려진 상태
다. 위원으로는 본인을 포함한 인문대, 사
회대, 사범대 학생회장 등이 참여하고 있
다. 곧 열릴 장학금 제도 개편에 관한 공청
회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여기서 전체 학
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
로 공청회에서 목소리를 낼 것이다. 설문조
사 계획 자체는 이전 총운위에서 합의됐던
바고 공대 임지현 학생회장(화학생물공학
부·16)이 대표로 초안을 작성할 예정이다.
조: 지난 시흥캠 실시 협약 체결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 성적 장학금 문제도 그렇고
핵심은 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성적 장
학금 문제는 학생들한테 직접 영향이 있기
때문에 본부의 통보성 결정은 굉장히 유감
스럽다. 특위는 학내 구성원에게 특위가 제
시한 안이 왜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
영하는지 설명해 지지를 얻어야 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본부에 전달해야 할 것이다.
◇약 3주라는 임기 동안 무엇을 핵심 의제
로 설정해 다룰 것인가?
송: 성적 장학금 문제는 특위가 있기 때
문에 이전 총학 평가가 연석회의 차원에
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 지금 상황에서 핵심 의제는 두 가지다.
첫째는 전대 총학의 평가를 통한 학생사
회의 전반적인 신뢰 회복이고, 둘째는 성
적 장학금 문제다. 성적 장학금과 같이 난
무해있는 학생사회의 주요 의제들이 임기
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맡겨진 책무
를 다하겠다.
◇내년 보궐선거로 선출될 총학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송: 「내일」 총학이 여러 논란으로 인해 사
퇴한 상황이지만 총학이 이뤄왔던 업적들
과 새롭게 정립한 기치는 굉장히 혁신적이
고 대단했다고 본다. 만약 내년 3월에 제
62대 총학이 선출된다면, 기본을 지키면서
학생들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총학이 되
기를 바란다.
조: 이번 연석회의는 지난 제56대 총학생
회장 사퇴 이후 5년 만에 조직된 것으로
알고 있다. 5년 동안 수많은 대표자와 일반
학생들의 땀과 노력이 집합된 결정체가 학
생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일로 인
해서 학생대표자에 대한 신뢰가 상당 부분
훼손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차기 연석
회의나 보궐선거로 선출될 새로운 총학은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서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 ‘이만큼 책임이 막중한 자
리구나’라는 것을 느끼길 바란다.
김찬수 기자
사진: 손유빈 기자
2019 연석회의 의장단의 선택과 집중
지난 14일(목) 관악학생생활관(관악사) 900동 가온홀에서 제20회 관악사 정기음악회 ‘I GLOBAL U’가 진행
됐다. 관악구청과 관악사가 공동주최한 이번 행사는 관악사 사생, 관악구 주민 등 약 300명이 자리해 관악
사 자치회 성악팀의 환영 공연과 가수 에릭남 씨의 공연을 감상하고 사전 접수된 참석자들의 사연을 바탕
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에릭남 씨는 글로벌 경험, 소통 및 교류, 도전, 삶의 목표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스스로 솔직하면 더 의미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던 것 같다”라
고 답했다. 이번 행사의 사회와 통역을 맡은 관악사 자치회 이지형 부회장(영어교육과·18)은 “올해 정기음
악회는 글로벌학생생활관 개관을 기념해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진행됐다”라며 “앞으로 다양한 사생이
즐길 수 있도록 이런 행사가 자주 기획되면 좋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용길 취재부 차장 [email protected]
사진: 박소윤 기자 [email protected]
포토뉴스 | 글로벌 스누, 고민을 나눠요
왼쪽부터 자연대 송영민 학생회장(물리·천문학부·17), 음대 조수황 학생회장(국악과·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