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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힐까 스물다섯해예술굿pdf.ihalla.com/sectionpdf/20180404-74810.pdf · 문...

Date post: 22-Aug-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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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 어려운 떼죽음이 이 땅에 있었다. 아카이브 영상 속 빠른 말투로 그 때의 기억을 풀어내는 할머니의 모습이 보 였다. 그 주변에 있는 작가들은 굳은 표정이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졌 을까? 학살의 현장에서, 불타 없어진 마을에서 그들은 수도 없이 그런 질문 을 떠올렸을 게다. 25년동안 이어진 4 3미술제는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예술굿 이었다. 4 3유적지를 딛는 워크숍이 이번에도 마련됐고 작가들은 그 길 위에 섰다. 이 나라의 대통령이 혼신의 힘을 다 해4 3의 통한과 고통, 진실을 알려온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들께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 을 전한 70주 년4 3추념일에 4 3미술제의 막이 올랐 다. 제주시 원도심 제주대병원이 있던 예술공간 이아와 사설 갤러리 아트스 페이스 씨에 4월의 사연이 놓였다. 올해는 4 3미술제를 만든 탐라미술인 협회(회장 김수범) 회원은 물론 국내외 작가 37팀 40명이 출품했다. 4월마다 미 술제를 펼쳐오는 동안 동어반복 을피 하려는 지역 미술인들의 분투에 더해 4 3의 현장에서 받은 충격을 가슴에 담은 채 그래도 전진하자는 목소리가 들린다. 4 3미술제에서는 4 3의 진실은 무엇 인지 재차 묻는다. 자존의 저항 으로 살아남기 위해 올랐던 새벽 한라산(송 맹석의 바람꽃 ), 평생 따라다닌 공포 기억(양미경의 머리끄덩이 30 )은 여전하지만 4 3의 이름은 백비 (박진희의 질문의 3 , 박경훈의 4 3 정명-두무인명상도 )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 긴 시간 동안 서울과 제 주에선 말하는 신문과 말하지 않는 신 문(연미의 말하는 글, 기억하는 )이 나왔다. 제주 사람들은 너도 나도 특별함이 없이 평등한 세상(이경재의 이녘의 )을 꿈꿨다. 하지만 벽면을 채운 94 8명의 위패 같은 명단은 조직적 국가 폭력으로 온갖 고초를 겪다 간첩죄를 뒤집어쓰고 처형되거나 살아남았더라 도 통한의 세월(오석훈의 국가테러- 재판은 없었다 )을 보내고 있는 현실 을 보여준다. 생존자의 생생한 육성(송 동효의 무등이왓 해설사 )이 헤드셋 을 타고 온다. 4 3은 제주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바 다 건너 일본으로 떠나야 했던 4 3난 김동일 할머니(임흥순의 우리를 갈라놓은 것들 )는 한라산에서 억울하 게 스러져간 동지들의 거룩한 죽음 알리려 애쓰다 저 세상으로 갔다. 살아남은 어떤 이는 4 3을 말하는 일이 고통이라고 했다. 그들은 그 끔찍 한 기억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잠을 못 이룬다고 털어놓는다. 마음의 지도 (홍보람)엔 70년 전의 일로 집단적 트 라우마를 겪어온 우리들이 있다. 그들 의 손을 어떻게 잡아줄 것인가? 4 3미 술제는 또 다시 질문을 던진다. 전시는 이달 29일까지 계속된다. 문의 064)758 -0332. 진선희기자 [email protected] 제주4 3을 다룬 권윤덕의 그림책 무 도장 전시가 4 3 70주년을 맞아 서 울과 제주에서 진행되고 있다. 2016년 발간된 나무 도장 은4 3학 살 현장에서 살아남은 한 소녀의 이야 기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어린이에 서 성인까지 4 3을 몰랐던 이들이 그 역사를 바로 알고 입체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기획됐다. 4 3 이야기가 아 픔과 슬픔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사람 과 사회의 희망을 길어내는 계기가 되 도록 짜여졌다. 전시 장소는 제주시 조천읍 북촌 너분숭이기념관(4월 30일까지), 서울 낙원상가 전시공간(4월 29일까지), 서 울 광화문 광장(4월 7일 낮 12~오후 6 시)이다. 이곳을 찾으면 그림책 원화 만이 아니라 그림책 만드는 과정을 사진에 담은 그림책 과정 사진전 , 원화의 과정 그림 들을 편집한 정 더미북전 , 현장 답사와 유족 인터 뷰 등 책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편 집한 동영상 등을 만날 수 있다. 광화 문 광장에서는 나만의 도장과 팝업북 만들기 체험, 작가와의 만남 등도 마 련된다. 진선희기자 문화 2018년 4월 4일 수요일 8 고재만의 <97> 구성: (사)제주어보전회 * 제주어 풀이 거룩한 죽음 잊힐 스물다 해 예술굿 연미의 말하는 글, 기억하는 입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제주도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예술공간 이아 (옛 제주대병원)가 갤러리 대관을 추 가 공모하고 있다. 이번 공모에서는 기획대관 6건, 일반 대관 5건 등 총 11건을 선정할 예정이 다. 대관 가능한 시설은 갤러리1(면적2 64.72㎡, 80평)과 갤러리2(면적262.12 ㎡, 79.3평)이다. 접수 기한은 오는 19일까지다. 대관기 관은 5월부터 8월까지로 월별 2주 또는 1개월 단위로 대관 신청을 받는다. 단, 제주문예재단이 주관하는 기획 초청전 시 등 우선대관 전시는 대관일에서 제 외된다. 신청서는 제주문예재단이나 예 술공간 이아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문의 064)800-9333. 진선희기자 (사)제주민예총은 이달 14일 제주지역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학생을 대상 으로 청소년 4 3역사문화 탐방 을진 행한다. 탐방 장소는 4 3 최대의 피해 마을 인 북촌 너분숭이 역사기념관, 순이삼 문학비, 선흘리 낙선동 성터, 동백 동산, 평화공원 등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답사 안내는 고제량 사단법인 제주생태관광협회 대 표가 맡는다. 선착순 35명을 모집하고 있다. 참가 비는 무료. 참가 신청서는 제주민예총 블로그(http://blog.daum.net/jepaf) 에서 내려받은 이메일(jjpac@ hanmail.net)로 접수하면 된다. 문의 0 10-6701-6835. 진선희기자 송맹석의 바람꽃 오석훈의 국가테러-재판은 없었다 (부분) 송동효의 무등왓 해설사 박진희의 의숲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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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잊힐까 스물다섯해예술굿pdf.ihalla.com/sectionpdf/20180404-74810.pdf · 문 광장에서는 나만의 도장과 팝업북 만들기 체험, 작가와의 만남 등도 마

믿기 어려운 떼죽음이 이 땅에 있었다.

아카이브 영상 속 빠른 말투로 그 때의

기억을 풀어내는 할머니의 모습이 보

였다. 그 주변에 있는 작가들은 굳은

표정이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졌

을까? 학살의 현장에서, 불타 없어진

마을에서 그들은 수도 없이 그런 질문

을 떠올렸을 게다.

25년동안 이어진 4 3미술제는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예술굿 이었다.

4 3유적지를 딛는 워크숍이 이번에도

마련됐고 작가들은 그 길 위에 섰다.

이 나라의 대통령이 혼신의 힘을 다

해 4 3의 통한과 고통, 진실을 알려온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들께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 을 전한 70주

년 4 3추념일에 4 3미술제의 막이 올랐

다. 제주시 원도심 제주대병원이 있던

예술공간 이아와 사설 갤러리 아트스

페이스 씨에 4월의 사연이 놓였다.

올해는 4 3미술제를 만든 탐라미술인

협회(회장 김수범) 회원은 물론 국내외

작가 37팀 40명이 출품했다. 4월마다 미

술제를 펼쳐오는 동안 동어반복 을 피

하려는 지역 미술인들의 분투에 더해 4

3의 현장에서 받은 충격을 가슴에 담은

채 그래도 전진하자는 목소리가 들린다.

4 3미술제에서는 4 3의 진실은 무엇

인지 재차 묻는다. 자존의 저항 으로

살아남기 위해 올랐던 새벽 한라산(송

맹석의 바람꽃 ), 평생 따라다닌 공포

의 기억(양미경의 머리끄덩이 30

년 )은 여전하지만 4 3의 이름은 백비

(박진희의 질문의 숲 3 , 박경훈의

4 3 정명-두무인명상도 )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 긴 시간 동안 서울과 제

주에선 말하는 신문과 말하지 않는 신

문(연미의 말하는 글, 기억하는

입 )이 나왔다.

제주 사람들은 너도 나도 특별함이

없이 평등한 세상(이경재의 이녘의

땅 )을 꿈꿨다. 하지만 벽면을 채운 94

8명의 위패 같은 명단은 조직적 국가

폭력으로 온갖 고초를 겪다 간첩죄를

뒤집어쓰고 처형되거나 살아남았더라

도 통한의 세월(오석훈의 국가테러-

재판은 없었다 )을 보내고 있는 현실

을 보여준다. 생존자의 생생한 육성(송

동효의 무등이왓 해설사 )이 헤드셋

을 타고 온다.

4 3은 제주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바

다 건너 일본으로 떠나야 했던 4 3 난

민 김동일 할머니(임흥순의 우리를

갈라놓은 것들 )는 한라산에서 억울하

게 스러져간 동지들의 거룩한 죽음 을

알리려 애쓰다 저 세상으로 갔다.

살아남은 어떤 이는 4 3을 말하는

일이 고통이라고 했다. 그들은 그 끔찍

한 기억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잠을 못

이룬다고 털어놓는다. 마음의 지도

(홍보람)엔 70년 전의 일로 집단적 트

라우마를 겪어온 우리들이 있다. 그들

의 손을 어떻게 잡아줄 것인가? 4 3미

술제는 또 다시 질문을 던진다. 전시는

이달 29일까지 계속된다. 문의 064)758

-0332. 진선희기자 [email protected]

제주4 3을 다룬 권윤덕의 그림책 나

무 도장 전시가 4 3 70주년을 맞아 서

울과 제주에서 진행되고 있다.

2016년 발간된 나무 도장 은 4 3 학

살 현장에서 살아남은 한 소녀의 이야

기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어린이에

서 성인까지 4 3을 몰랐던 이들이 그

역사를 바로 알고 입체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기획됐다. 4 3 이야기가 아

픔과 슬픔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사람

과 사회의 희망을 길어내는 계기가 되

도록 짜여졌다.

전시 장소는 제주시 조천읍 북촌

너분숭이기념관(4월 30일까지), 서울

낙원상가 전시공간(4월 29일까지), 서

울 광화문 광장(4월 7일 낮 12~오후 6

시)이다. 이곳을 찾으면 그림책 원화

만이 아니라 그림책 만드는 과정을

사진에 담은 그림책 과정 사진전 ,

원화의 과정 그림 들을 편집한 과

정 더미북전 , 현장 답사와 유족 인터

뷰 등 책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편

집한 동영상 등을 만날 수 있다. 광화

문 광장에서는 나만의 도장과 팝업북

만들기 체험, 작가와의 만남 등도 마

련된다. 진선희기자

문 화2018년 4월 4일 수요일8

고재만의

<97>구성: (사)제주어보전회

*제주어 풀이

거룩한 죽음 잊힐까

스물다섯해 예술굿

연미의 말하는 글, 기억하는 입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제주도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예술공간 이아

(옛 제주대병원)가 갤러리 대관을 추

가 공모하고 있다.

이번 공모에서는 기획대관 6건, 일반

대관 5건 등 총 11건을 선정할 예정이

다. 대관 가능한 시설은 갤러리1(면적2

64.72㎡, 80평)과 갤러리2(면적262.12

㎡, 79.3평)이다.

접수 기한은 오는 19일까지다. 대관기

관은 5월부터 8월까지로 월별 2주 또는

1개월 단위로 대관 신청을 받는다. 단,

제주문예재단이 주관하는 기획 초청전

시 등 우선대관 전시는 대관일에서 제

외된다. 신청서는 제주문예재단이나 예

술공간 이아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문의 064)800-9333. 진선희기자

(사)제주민예총은 이달 14일 제주지역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학생을 대상

으로 청소년 4 3역사문화 탐방 을 진

행한다.

탐방 장소는 4 3 최대의 피해 마을

인 북촌 너분숭이 역사기념관, 순이삼

촌 문학비, 선흘리 낙선동 성터, 동백

동산, 평화공원 등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답사 안내는

고제량 사단법인 제주생태관광협회 대

표가 맡는다.

선착순 35명을 모집하고 있다. 참가

비는 무료. 참가 신청서는 제주민예총

블로그(http://blog.daum.net/jepaf)

에서 내려받은 후 이메일(jjpac@

hanmail.net)로 접수하면 된다. 문의 0

10-6701-6835. 진선희기자

송맹석의 바람꽃오석훈의 국가테러-재판은 없었다 (부분)송동효의 무등이왓 해설사박진희의 질문의 숲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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