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은 로마서 1장 후반부서부터 죄의 목록들을 열거하고 2장에서 그런 일을 행한다고 비난하고 분을 내는 유대인들에게 임하는 하나님 심판을 언급했다.(vv. 1, 3) 그리고 그 심판은 본문 앞 16절까지의 내용처럼 “복음에 이른 바”와 같이 행하신다고 말한다. 유대인들은-지금까지도-율법을 가졌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렇다면 율법으로 어둠 속의 소경같은 이방인들을 빛으로 인도했어야 했지만 도리어 율법을 가진 자로서 율법을 범했다는 것이 바울의 지적이다. 즉 하나님의 은혜와 율법의 특권을 ‘이용’만 한 것이다.오늘 우리에게는 ‘교회 다닌다는 것,’ ‘세례 받았다는 것,’ ‘어느 정도 봉사도 했다는 것’ 등이 유대인의 외적 할례처럼 되고 있지 않은가? 주일예배가 생명과 감격이 없는 종교의식이 되어 버리고, 기도가 형식적으로 입술만 들썩거리는 오늘날 현대 교인들의 모습을 바울이 지적하는 것으로 받아 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바울은 본문에서 “표면적 유대인과 이면적 유대인”(v. 29) 말하며 우리 양심의 밑바닥을 긁고 있다.(v. 28) 바꿔 말하자면, 껍데기 신앙과 알맹이 신앙, 이 둘 중 과연 나는 어떤 신앙인가? 표면적 신앙은 이면적 신앙의 걸림돌이다. 로마서에서 바울이 말하는 유대인들과 이방인은 오늘 크리스천과 비 기독교인으로 비교할 수 있다. 바울은 분명히 말한다. 육체적인 할례는 율법까지 행할 때 유효하다. 율법을 알고도 범하면 육체적 할례는 무효화 된다는 요지다. 반대로 무할례자가 율법을 지키면 할례자로 여겨진다고 말한다.(v. 26) 마음의 할례를 받지 않고 육적 할례만 받으면 교만해진다. “그러므로 너희는 마음에 할례를 행하고 다시는 목을 곧게 하지 말라.”(신 10:16)고 신신당부한다. 그러나 마음에 할례를 받은 자는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한다.(신 30:6) 그러면 어떻게 알맹이 신자로 거듭날 수 있는가? 다시 알맹이 신앙으로 변하는 방법은 오직 한 가지다. 프로그램도 아니고 다른 훈련도 아니다. 오직 내가 죽어야 한다. 어떻게 죽을 수 있는가? 바울은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갈 2:20)고 한다. 세상 말로 ‘한 가닥’하던 그였지만 그런 바울이 다메섹도상에서 그리스도를 만난 후,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음으로 껍데기 신앙이 알맹이 신앙으로 변화되어 하나님의 역사에 귀하게 쓰임 받았다. 딱딱하고 쓰디쓴 껍데기 신자에서 탈피하여 한 여름에 농부에게 시원한 얼음 냉수같이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드리고 또 교회에도 달콤한 알맹이 신자로 거듭나기를 축원드린다.
